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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이제 상강이 지나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네요. 이 시기가 되면 슬슬 겨울 채비를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오늘은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입동 풍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치계미(雉鷄米)란?

꿩 치(雉), 닭 계(鷄), 쌀 미(米)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꿩과 닭과 쌀을 뜻합니다. 꿩 잡고 닭 잡고 따뜻한 밥을 지어 대접한다는 의미죠.

 

입동, 동지, 섣달 그믐날에 마을에서 일정 연령의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 등을 마련하여 '양로 잔치'를 벌이는 풍속입니다. 원래 치계미는 '사또 밥상에 올릴 음식 값으로 받는 촌지'를 뜻하는 단어였는데요, 후에는 꿩, 닭, 햅쌀로 요리를 해서 어르신들께 대접하는 경로 장치를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노인을 사또처럼 대접하라'는 것이겠죠?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입동을 맞이하여 어르신들의 건강과 무사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잔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음식 재료들은 마을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했는데, 형편이 어려운 경우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치계미
치계미

■도랑탕 잔치란?

이 시기 제철 음식인 추어탕을 노인들에게 대접하는 잔치입니다. 살이 토실하게 하게 오른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어르신들께 대접하는 거죠. 추어탕은 오래전부터 기력보충을 위해 많이 먹어온 음식입니다. 

■입동 풍습

<김장>

立冬전후로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여 김장을 했지만 요새는 핵가족화 되고 사 먹는 분들도 많아졌죠. 

<고사>

농가에서는 음력 10월 10일~30일경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고, 제물을 장만하여 풍요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습니다. 시루떡은 '잡귀를 쫒는다'는 의미를 지내고 있다고 해요. 고사 지낸 음식은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또 농사를 짓느라 애쓴 소에게도 고사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고 하네요.

<점치기>

날이 쌀쌀해지는 이 시기에는 '입동보기'라 하여 점을 치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날씨점을 보기도 했는데 입동날 날씨가 추우면 그 해 겨울 또한 추울 것이라 믿었습니다. 

잘 보셨나요? 양력 11월7~8일 즈음은 입동 절기입니다. 엄동설한을 대비하여 김장 등 여러 채비를 하는 시기이죠. 치계미는 노인공경의 정서가 담겨있는 훈훈한 미풍양속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은 한다''노인 말 그른 데 없고 어린아이 말 거짓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노인을 공경하고 우대하는 문화가 있는 민족이었는데 요즘의 노인 경시 풍조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주의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되다 보니 함께한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의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속한 곳이 잘 되어야 나도 더불어 잘 되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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